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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문화생활

안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



석파정 미술관에서 열린 '안 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라는 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자조적인듯한 느낌이 드는 제목인데요. 국내외 젊은 작가들 21팀이 모여 일상 속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작가들이 그려낸 예술적 심상을 경험하게 하며, 몰라도 먹고사는데 별지장 없어 보이는 ‘예술’이 역설적으로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전시라고 합니다. 전시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몇 작품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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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태 작가의 작품인데요. 집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LED 조명을 이용해 표현했는데요. 주말 오전 햇살이 들어오는 집을 바라보면 드는 평화롭고 여유로운 느낌을 조명을 잘 활용해 나타낸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면 좀 더 느낌이 와닿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독특한 아이디어로 기억 남았던 작품은 비폭력 게임 'florenc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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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태블릿 3대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제작자 Wong은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역동성을 얻을 수 있는지 탐구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대화나 서술이 없고, 무성영화나 뮤직비디오처럼 신체언어로 많은 것을 읽고 캐릭터의 움직임을 보도록 만들었는데요. 일반적인 게임처럼 자극적이진 않지만, 일상을 바탕으로 폭력성에 의지하지 않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하비에르 마틴의 'Famous Cut'인데요.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에서 코와 잎을 남겨두고 눈과 뺨, 이마를 제거했음에도 여전히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쉽게 알아챌 수 있는데요. 미디어에 등잔 하는 인물들이 가진 외적인 이미지를 우상화하고 소비하는 사회를 풍자하는 작업으로, 작품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회색 선들은 성인과 순교자들을 묘사한 스테인들 라스 창문을 모티브로 하고, 기독교적인 의미에 작가 상상력이 가미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누군지 알아보시겠나요?
왼쪽부터 Marilyn Monroe, Andy Warhol, Picasso, Elizabeth Taylor, Gary Grant, Brigitte Bardot라고 하네요.

하비에르 마틴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데요. 광주 아트 페어, 아트 부산 등 여러 전시에 꾸준히 참여했고, 부산에서 1년간 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샤이니, 동방신기와도 작업을 했는데요.


샤이니 멤버 모두 찍지 못해 아쉽지만, 민호, 종현, 키의 작품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온유, 태민은 안타깝게 사진 찍지 못했네요. 하비에르 마틴은 '블라인드니스 컬렉션'에서 하나같이 유명인의 눈을 가린 이유를 아이돌에 열광할 때 우리는 진짜 그의 모습이 아닌 이미지만 선망하는 게 아닐까지, 아름다운 외모, 부와 명예 같은 것에 현혹돼 정말 가치 있는 걸 보지 않는 사회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화폐를 이용한 콜라주 작품 '블라인드니스 위안'이 있습니다.

여기에 모두 쓰진 못했지만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발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 전시를 재밌게 관람하고 왔는데요. 전시의 소개처럼 무의미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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